8-9년전 쯤 한참 조기축구에 삘 받아 있을 때, 저가형/보급형 축구화를 아무거나 사서 신다가 경기 뛰고 나면 발뒤축이 다 까여서 피범벅이 되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밴드를 칭칭 감고 축구화 신는 것을 보던 동료가 축구화를 바꿔 보는 게 좋겠다고 동대문에 있는 키카 매장을 알려주었고 아들을 유모차에 태워 DDP 나들이 겸해서 찾아가봤던 게 키카와의 인연이 되었다.
당시에 국내 시장에서도 무너져가던 키카는 야심차게 새로운 디자인의 축구화를 런칭했는데 그게 K-777 시리즈였다. 캥거루 가죽을 사용하고 하얀색으로 새끈하게 디자인 된 K-777은 발을 넣는 순간, 그동안 신었던 인조가죽 저렴이 축구화는 축구화가 아니었구나...라고 느끼게 해줄 만큼 발에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혁신적 디자인의 키카 축구화와 인연이 된 나는 이후 모델인 R7 시리즈 까지 구매를 했더랬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키카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계속 K-777 에 최초 도입한 ERGO-UPPER 패턴을 계속 사용 중이다. 얼핏 보면 K-777 에서 거의 바뀌지 않는 디자인이다. (차이점은 발등 디자인이 비대칭형이던 모습에서 대칭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만큼 수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된 디자인이라고 보겠지만 디자인의 변화가 없다보니 모델명만 바뀌어 나오는 느낌이다.(K-777 - R7 - Premier 모두 같은 디자인이라 사골을 우려먹는 느낌이다)
하여간 이번에 아들의 TF화로는 키카의 프리미어 모델을 선택했다. 원래는 블랙을 구매하고자 하였으나 255mm 블랙 재고가 바닥이 난 바람에 하얀색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배송 도착한 축구화를 보니 원래 가지고 있던 K-777을 보는 느낌이다. 아웃솔과 텅 부분 디자인만 빼고는 거의 똑같은 모델 같다. 생고무 같은 아웃솔 모양은 원래 가지고 있던 R7 TF화와 똑같다. ㅎㅎ
내년 하반기 쯤엔 어쩌면 아들이 나의 K-777 을 물려받아 신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들이 5-6년을 신발장에 쳐박혀 있던 K-777 을 신고 경기를 뛴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하지만 삭아서 어쩌면 경기중 축구화가 해체되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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