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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축구

인조잔디 상태에 따른 축구화의 선택은?

by 상암의 왕 2019. 3. 23.


  아들이 참가하는 축구대회를 보면서 유소년용 축구화들이 참으로 다양하다는 점을 느꼈다. 


  형형색색의 축구화를 보면서 이는 아이들의 개성 만큼이나 부모님들의 개성도 다양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다만 아이들의 축구화의 디자인과 색상이 다양한 것에 비해서 축구장 잔디 상황에 따른 축구화 선택은 아쉬운 점이 많다.


  경기 전날까지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대회장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HG(맨땅용), MG(인조잔디 겸용), TF(풋살용) 축구화 3쌍을 준비했다. HG는 경기시 혹시 비가 오거나 인조잔디의 길이가 많이 길 경우, MG는 물기가 있는 적당한 길이의 인조잔디일 경우, TF는 인조잔디가 많이 눕거나 짧게 닳은 오래된 구장일 경우를 각각 대비한 것이다.(아들은 프레데터 19.3 HG, 바사라 MD, TF를 각각준비했다)


  평택의 이충레포츠 공원에 도착해보니 산 중턱에 있어서인지 아침 안개 속에 잔디가 촉촉히 젖어 있었고, 인조잔디가 비록 누워있긴 했으나 비교적 최근에 조성되었는 지 길이가 제법 길어보였다. 이런 잔디에선 풋살화를 신으면 미끄러질 것으로 보고 첫경기는 MG로 선택했다.


  대회가 시작되고 풋살화를 신은 선수들이 미끄러지는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역시 물기가 있는 긴 인조잔디 파일에는 스터드(뽕)이 있는 축구화가 스터드가 낮고 조밀한 풋살화 보다 더 경기력에 도움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이후 경기 상황에 따라 MG 와 TF를 적절히 바꿔 신었다.


  다음날 대회는 천안종합경기장 보조구장에서 개최되었는데 이날은 아침부터 햇살이 쨍쨍하여 잔디는 뽀송한 상태였으며 동시에 잔디가 많이 닳아 짧아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구장에서는 HG 나 MG 보다는 TF가 나은 선택이 된다. 스터드가 상대적으로 긴 HG 나 MG는 짧은 잔디 위에서 급격한 방향 전환시 발목과 발바닥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고 보고 이번엔 TF 풋살화를 선택했다. 전날 평택 대회보다 경기장도 넓어지고 7인제 축구라 뛰는 거리도 많았지만 아들은 부상없이 무사히 대회를 치뤘다.


  아이들의 개성을 살려주면서 눈에 잘 띄는 톡톡 튀는 축구화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아이들의 발목보호와 경기력 향상에도 신경을 쓰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평택의 이충레포츠 1구장 인조잔디. 잔디가 누워있으나 제법 길다. 이런 잔디는 푹신하기 때문에 스터드가 길어야 미끄러짐 없이 뛸 수 있는 잔디상태다. 게다가 아침 이슬 때문에 촉촉히 젖어 있다.



  천안 종합경기장 보조구장의 인조잔디 상태는 한눈에 봐도 짧고 많이 닳아 있으며 메말라 있다. 이런 잔디 상태에서는 긴 스터드 보다는 잔뽕이 많은 풋살화가 발목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