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생활

동해, 삼척에서의 재밌는 인연

by 상암의 왕 2021. 12. 6.

촛대바위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점심시간이 되어 간단히 해결할까 싶어 추암해변 앞 횟집가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사실 혼자 다니면 가족단위, 단체손님을 선호하는 횟집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혼자서 관광지 번화가 식당을 찾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들 축구경기 일정상 꼭 추암해변에서 해결하고 떠나야 했기에 염치 불구하고 그나마 상냥해 보이는 식당을 찾아 혼자 식사해도 되겠느냐 물었다.

어머님 세분이 같이 하시는 식당 같았는데 흔쾌히 들어오라 하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12월에 물회는 좀 그런가 싶어 우럭미역국을 시키려고 했는데 물회 먹는 맛도 좋다고 하셔서 물회로 선택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어머니 한분이 네이버 메일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 물어보셨다. 음식 나오는 시간이 무료하기도 하여 네이버 계정을 신규로 가입시켜 드렸는데... 알고 보니 카카오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메일계정을 만들어달라 하신 거였다. 아들에게 돈을 급하게 보내야 하는데 주말이라 은행을 갈 수도 없고 카카오페이가 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던 모양이다. 하긴 어르신들이 신문물을 사용하시기 좀 애로사항이 많기도 하고 나 역시 부모님 생각도 나고 해서 여러가지 가르쳐 드리고 카카오뱅크까지 연동시키는 일을 도와드렸다. 간간히 신문물에 대한 두려움과 애로사항항을 말씀하시면 추임새도 넣어가며 처음엔 불편해도 나중엔 편하실 거라고 안심을 시켜드리며 결국 아들에게 목적한 돈을 잘 송금하시는 것까지 완료했다.

물회.
나중에 다시 방문하기 위해 찍어놓은 사진.

밥 먹는 시간까지 쪼개서 이거 저거 도와드린 게 고맙다고 여기셨는 지, 물회 값을 받지 않겠다고 하셨다. 괜찮다고 극구 사양하는데도 젊은 사람이 짜증내지 않고 잘 도와줘서 고맙다고 나중에 다시 오라고도 하셨다. 결국 별거 아닌 재능기부로 좋은 사람도 되고 공짜 밥도 얻어먹게 되어 기분도 좋은 하루가 되었고... 마침 오후에 있은 아들의 축구시합도 멋진 역전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다음에 다시 동해, 삼척을 찾게 되면 꼭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슬기로운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폐휴대폰 처리(나눔폰 기부)  (0) 2022.01.04
대학로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  (0) 2021.12.30
동해, 삼척 촛대바위(추암)  (0) 2021.12.06
강원도 삼척에서의 망중한  (0) 2021.12.04
태백시 장성동  (0)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