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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축구

해마다 반복되는 FC서울 유소년 정책의 문제

by 상암의 왕 2019. 12. 7.


 아이가 FC서울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시작한 지 벌써 햇수로 4년이다.


 아카데미 홈페이지에는 취미보급반 유소년팀에서부터 U-12, U-15, 오산중, 오산고까지 유소년 육성정책이 장미빛 청사진처럼 걸려있지만 실상은 U-15 는 유명무실, U-12는 한가닥 희망을 갖지만 절대로 오산중으로 점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들은 하반기면 각각 각자도생을 위해 팀을 떠나간다. 최근 몇년간 오산중(옛 동북중)에 입학한 학생선수들은 대부분, 아니 100% 타 학교와 타 지역에서 스카우트한 아이들이다. 한 명이라도 오산중에 입학하는 선배들이 있어야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며 훈련할 텐데, 목표가 없으니 팀이 유지될 턱이 없다.


  게다가 작년 서울구단이 아카데미 운영축소를 하면서 대다수의 아이들이 타 클럽으로 떠났고 아직 계약기간이 남은 서울 강남지역 일부와 서울 월드컵경기장 인근의 몇개소로 1/3 가량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


  그럼에도 서울에 대한 애정으로 불원천리하고 매주 모여서 훈련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구단 아카데미가 학부모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하는 행태를 보인다. 매년 연말마다 아카데미의 깔끔하지 못한 행정으로 아이들이 떠나가고 3-4명의 핵심 멤버로 보릿고개를 넘어왔던 입장에서 3년째 그런 모습을 보니 참으로 우울하다.


  주중 1일, 주말 1일 하던 훈련일정을 갑자기 주중 3일로 통보하고 그 조차 연짱 3일 훈련이라니. 집이 훈련장에서 멀거나 맞벌이, 한부모 가정 아이들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조건들이 많았다. 반발이 있자 프로반을 보내려면 그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는 말에 대부분 학부모들은 일정을 새로 계획하느라 정신이 없어졌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기에 축구뿐 아니라 다른 학습도 필요한 터인데.....


  기존에 하던 주중 1일, 주말 1일을 보장하고 거기에 주중 1일을 추가하면 일정 조정도 거의 필요없고 깔끔하게 정리 될 일을 구장 대여료 아끼기 위해, 주말 취미보급반 수업을 보장하기 위해 프로반 아이들을 담보로 삼는 듯한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