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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축구

양구 국토정중앙배 유소년축구 운영미숙과 비교육적 추태

by 상암의 왕 2019. 10. 6.



 아들이 축구 시작한 지 햇수로 4년이다.


 그동안 주로 수도권 인근의 크고 작은 규모 대회를 위주로 참가 했고 집에 있는 우승컵이나 참가메달을 세어보니 대략 30개는 되는 것 같다.


 그리 적지 않은 대회를 참가했고 여러 대회의 운영과정과 심판, 상대팀, 학부모들 만나 봤으나 이번 양구 국토정중앙배 유소년 축구대회만큼 문화적 충격이 큰 대회는 익히 겪지 못하였다.


 첫째, 대회 첫날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사전에 공지된 축구장이 아닌 한참 북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대회장을 옮기면서 참가팀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고 현장의 자원봉사자들도 없는 상태에서 수많은 학부모들이 엉뚱한 곳에서 경기장을 찾는 촌극이 벌어졌다. 물론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전에 옮긴 위치 정도는 미리 공지하였다면 아침의 혼란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둘째, 심판들이 대회규칙을 숙지하지 못하여 엉뚱한 판정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초등 저학년부 7인제 경기에는 오프사이드 규정이 없고 이 대회에도 그렇게 규칙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심판이 경기 중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는 바람에 팀 관계자가 항의를 하고 "규칙이나 숙지하고 나오라"며 비아냥 거리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심판이 경기를 멈추고 운영본부로 가서 규정을 확인한후 돌아와 불리한 판정을 받은 팀 관계자에게 사과를 하긴 했으나... 이미 심판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 후.


 셋째, 경기를 관람하던 학부모 한 사람이 심판의 권위에 도전하다가 급기야는 퇴장 당했고 분이 풀리지 않았는 지 운영본부에 난입하는 볼썽 사나운 꼴이 벌어졌다. 발단은 사이드 아웃된 볼을 이 학부모가 선수들에게 차주다가 공을 너무 세게 찬 나머지 상대 선수 얼굴에 맞을 뻔 한 일이었는데(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이 자체로도 그리 좋은 행동은 아니다. 공을 주워줬다면 괜찮았을 것인데...) 심판이 구두 경고를 주다가 서로 감정이 격앙된 상태로 싸우기 시작하고... 결국 경기장의 모든 아이들 앞에서 심판진과 고성을 비롯한 몸싸움을 벌이는 추태도 벌어졌다. (처음에 서로 좋게 대꾸했으면 해프닝으로 끝났을 일이다.)


 넷째, 팀 관계자(감독/코치)들이 심판들에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는 일들이 많았다. 한 팀의 관계자는 심판에게 다소 무리한 언동을 하다가 결국 퇴장을 당하고도 관중석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다가 심판진과 언쟁, 몸싸움이 벌어지는 추태도 벌어졌다. 


 다섯째, 이 대회에서만 벌어진 일인 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다른 대회에서 이런 일들을 많이 겪어 보진 못했으므로....) 아직 어린 아이들인 초등 저학년 선수들 앞에서 큰소리로 강압적으로 지시하고 심판에게 무리하게 어필하는 팀 관계자들을 보며 가슴이 철렁했다. 어른인 나도 저런 큰소리를 들으면 주눅이 드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물론 멀리까지 대회를 나왔으니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아이들도 좋고 학부모들에게도 체면이 서겠지만... 축구팀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교육자라는 입장을 자각할 수는 없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