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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축구

유아축구화, 아동축구화는 어디서 어떤 걸 구매하는 게 좋을까?

by 상암의 왕 2018. 4. 25.

 

 아들이 축구를 시작한 게 6살 되던 해 3월이었으니까 만 5세가 안되었을 무렵이다.

 

 축구를 시작했으니 당연히 축구화를 신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동네 백화점과 마트의 스포츠 코너를 돌아다녔는데 당최 맞는 축구화를 찾을 수가 없었다. 웬만한 아동 축구화는 대부분 200mm 이상부터 있었고 당시 발 크기가 170mm 가 겨우 될까말까했던 아들에게 맞는 축구화는 인터넷에서 밖에 볼 수가 없었다. 인터넷 쇼핑몰로 구매를 하면 편하기는 했지만 첫 축구화인데 그래도 발에는 맞춰보고 구매하는게 좋겠다 싶은 나머지 아내와 함께 발품을 많이도 팔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목동 이마트의 아디다스 스포츠코너에서 제일 작은 크기의 축구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11pro Questra 모델. 작고 앙증맞은 축구화지만 스터드도 제대로 들어가 있는 진짜 축구화.

 

 

 

 이 축구화를 신고 아들은 축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아이들이 신고 있는 축구화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축구화란 으레 스터드(뽕)가 있는 거라 여겼는데 어떤 아이들은 발바닥에 스터드가 없는 듯한 - 그러나 축구화가 분명한 - 축구화를 신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때서부터 축구화에도 FG, HG, AG, TF 등의 구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른 아이의 아빠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스터드가 너무 높으면 아직 어린 유아에 가까운 아이들의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될 수 있으면 풋살화 같이 낮고 평평한 축구화를 신기는 게 좋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일기 불순할 때는 실내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는 스터드가 있는 일반 축구화를 신을 수가 없다는 점도 축구화를한켤레 더 사야할 명분으로 작용했다.

 

  

이런 환경에서 스터드 있는 축구화는 꽝이다.

 

 

 두번째 축구화는 풋살화를 사보기로 했다. 발크기는 180mm로 한 사이즈 키워서 키X사커라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풋살화는 바로 이놈이다.

 

 

 

아디다스 16.3 프라임 풋살화. 

일단 발목을 딱 잡아주는 메쉬 소재에 바닥도 부드러운 잔뽕이 있어 실내 체육관 바닥에도 사용하기 편하다.

 

 

 

 인조잔디 구장이 아무리 잘 꾸며져 있어도 3년쯤 지나면 잔디의 숨도 많이 죽어서 굳이 높은 스터드의 축구화가 필요하지 않은데 이 풋살화는 그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었다. 아이들이다 보니 축구장 밖에서도 조심성 없이 장난치고 뛰어 다닌다. 그러면 미끄러운 탓에 넘어지거나 스터드를 죄다 갈아버리기 일쑤인데 풋살화는 쉽게 닳지도 않으면서 바닥이 평평하여 미끄러 넘어질 위험이 적어서 참 좋았다.

 

 

 축구를 시작한 지 반년이 되어갈 때쯤 이제 첫번째 축구화와 이별을 할 때가 온다. 풋살화가 있지만 가끔 숨이 살아있는 인조잔디나 천연잔디에서 벌어지는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에는 풋살화가 오히려 스터드 있는 축구화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서 세번째 축구화는 스터드가 있는 축구화를 사보기로 했다. 다들 유니폼을 입고 뛰는 단체경기라 혼자 눈에 띄기 어려운데 유일하다시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이 축구화라 이번에는 확 튀어보이게 형광주황색을 선택해봤다. 아디다스를 계속 신어와서 대충 사이즈에 대한 감각이 있었던 터라 과감하게 쿠팡으로 구매한 아이가 바로 요녀석이다.

 

 

 

 

아디다스 X 16.3 HG 타입 축구화.

맨땅용답게 정말 스터드가 튼튼하고 높다. 특히 까만 부분의 스터드의 내구성은 최고.

 

 

 

눈에 확 띄고 메쉬소재로 발목을 잡아주니 천연잔디에서 뛰는 경기가 있을 때 참으로 좋았고 내구성이 뛰어났다. 물론 좀 딱딱한 면이 있어서숨이 죽은 인조잔디에서 뛰기에는 좀 부담될 듯 하지만, 메쉬 소재의 내피를 제외하고는 갑피와 스터드가 너무나 튼튼하여 유일하게 제값 받고 중고로 팔 수 있었던 유일한 축구화였다.

 

 

 

 

 

 축구장에서 축구하고 동네를 돌아다녀도 잘 닳지 않는 스터드가 강점인 HG 타입.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6-7세 축구화를 양분하다시피 할 정도로 흔한 데다가 좀 더 튀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 될 때쯤 서울 월드컵 경기장상점가에서 만난 로또,엄브로 매장에서 아들의 네번째 축구화를 만나게 된다. lotto stadio potenza FG.

 

 디자인이나 브랜드 로고부터 매우 유니크하고 같은 180 사이즈인데도 더욱 작게 느껴지는데다가 합성피혁인데도 가죽처럼 느껴지는 착화감이 참으로 좋았는데.... FG 타입은 어린 아이들에겐 무리였을까... 아디다스 X 16.3 HG 타입처럼 신고 다니다가 스터드가 죄다 닳아서 비극적 운명을 하고 만다.

 

 

 

유니크한 lotto stadio potenza 모델. 단 한 아이도 같은 모델 신은 것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유니크했던 축구화지만 안타깝게도 FG모델이라 일찍 생을 마감한 비운의 축구화.

 

 

 아디다스, 나이키, 로또 등의 브랜드는 사이즈가 너무나 정직할 정도로 정 사이즈다. 게다가 발 볼도 서양아이들에 맞게 타이트한 느낌이라 아이들이 오래 신고 있으면 좀 가혹하다는 느낌도 든다. 7세부터는 각종 대회가 많이 있어 자주 참가를 했는데 한나절 축구화를 신고 있으면 쉽게 피로해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서양아이들 발 형태에 맞는 디자인보다 좀 더 동양아이들 발 형태에 맞는 디자인을 가진 아동 축구화를 사보고 싶었다. 역시 아시안 핏 하면 한국의 키카, 일본의 미즈노다.

 

 

 서울월드컵경기자 스포츠 매장에 마침 미즈노 브랜드도 입점해 있길래 아들과 함께 한달음에 달려갔다. 마침 아디다스16.3 프라임 풋살화도 어느덧 작아져 있길래 미즈노 풋살화를 염두에 두었다. 원래 신기고 싶었던 모델은 미즈노 이그니터스 4 모델이었는데 오프라인 가격이 너무 높아서 망설이다가 가볍고 단순한 디자인을 가진 이 녀석을 영입했다.

 

 

 

 

다섯번째 축구화인 미즈노 BASARA 103 AS 풋살화(200mm) 모델. 최고의 만족도를 자랑.

 

 

 

 아들이 만난 축구/풋살화 중에서 최고의 점수를 줄 만 하다. 일단 가볍고 발 볼이 넓어서 같은 사이즈라도 넉넉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오래 신을 수 있다. 게다가 스터드 내구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타일 바닥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쫀득함과 내구성이 발군이다. 운동화처럼 신고다녀도 크게 닳지 않는 듯 하다. 거의 8개월을 신고 있는 최장수 아이템이다.

 

 미즈노 BASARA 103 AS 모델에 얼마나 만족했느냐면.....

 

 

 

미즈노 BASARA 103 AS 풋살화(210mm)와 축구화(MD 210mm)

 

 

 동일 모델 시리즈 풋살화와 축구화 2켤레를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했던 것이다. 아들의 성장 속도로 보아 8살 봄무렵에는 신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아 미리구매해 둔 것인데.... 미즈노가 발 볼이 넓어 더 오래 신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결국 8살 봄이 지나가는 이때에도 신발장 한귀퉁이에 장식된 신세가 되어 결국 아내에게 핀잔만 듣게 되었다.(올 하반기에는 신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미즈노 말고 아내에게 더 큰 핀잔을 듣게 된 에피소드가 있었다. 지역 카페에서 누가  아디다스 풋살화 210mm 신품을 시세보다 싸게 올렸길래 냉큼 구매를 하고 택배를 받아왔는데...

 

 

 

아디다스 F10 Traction 풋살화(210mm 이라더니... 240mm)

 

 

 

 분명 210mm 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택배로 온 건 240mm 는 족히 되어 보이는 항공모함이 온 거다. 속았나 싶어 사이즈를 보니 진짜 210 이라고 마킹이 되어 있네..... 이게 뭔가 했는데 그제야 판매자가 쓴 글을 떠 올리고 아차 싶었다. "사이즈가 커서 못 신고 있다가 중고로 판다"라고 했었지... 결국 얘도 신발장 안에 고이 모셔두게 된 것이다. ㅠ ㅠ

 

 

 아들이 속한 축구교실에 인조잔디가 교체되면서 기존의 숨이 죽은 인조잔디에서 높이가 꽤 있는 새 인조잔디로 축구장이 탈바꿈하였다. 여태껏 미즈노 풋살화로 잘 뛰어 다녔는데 잔디가 깊어지면서 뛰기가 좀 힘들어 하는 기색이 보이길래 인조/천연잔디 스터드가 있는 축구화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침 가산W몰에 아동용 축구화를 싸게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왕이면 신겨보고 사려고 주말에 가산동으로 가봤는데... 이런 별천지가 있나... 나이키, 아디다스, 미즈노 등의 브랜드 축구화가 60프로까지 디스카운트 해준다. 워낙 북새통이라 이거 저거 신겨보고 없는 사이즈 찾아내는데 품을 좀 팔아야 하긴 하는데 물론 철지난 이월된 모델들이란 점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일단 가격이 너무 착하니....  그래서 구매한 축구화는 바로 요녀석이다.

 

 

 

 

 

아디다스 프레데터 모델(200mm). 골키퍼 장갑까지 세트로 구매.

 

 

 

 다시 아디다스 200mm 를 구매한 이유는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이다. 외국에는 아동 축구화가 5mm 단위로 나오는데 한국은 10mm 단위로만 나오니 205mm 쯤 되는 녀석을 구하기 힘들다. 미즈노 200은 넉넉하고 일반적인 아디다스 200은 딱 맞는다. 아디다스 프레데터를 선택한 것은 신어 보니 일반적인 200보다는 크게 나온 것 같기 때문이다. 약 205 정도의 느낌에 바로 구매했다.

 

 

 

 이렇게 3년간 9켤레의 아동용 축구화를 구매하면서 느낀 점을 몇가지 들어보자면....

 

 1. 디자인보다는 착용감이 우선이다.

 - 내가 신을 게 아니라 아이들이 신을 것이라 가볍고 부드러울 수록 좋다.

 

 2. 밸크로(찍찍이) 형태의 축구화보다는 끈 형태가 좋다

 - 밸크로는 확실히 고정이 안된다. 어차피 10살 정도 될 때까진 스스로 묶는 게 어려울 테니 그냥 끈 형태가 발을 단단하게 잡아주어 좋다.

 

 3. 신겨보고 구매하자.

 -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싸게 살 수는 있지만 사이즈가 안맞을 수 있다. 반품하기도 귀찮고. 신겨보고 온라인 구매.

 - 축구양말은 꽤 두껍기 때문에 일반 양말을 신고 신을 때와 느낌이 다르니 주의한다.

 

 4. 타입에 맞게 구매한다.

 - HG: 맨땅용. 내구성이 좋은 대신에 딱딱하고 축구장 밖에서는 잘 미끄러지고 7세미만 유아들은 발목 다칠 우려가 있다.

 - FG: 천연잔디용. 내구성이 매우 낮으므로 축구장 외에서는 벗는 편이 낫다.

 - AG/MD: 인조잔디 및 다목적용. 제일 무난한 형태의 스터드를 가지고 있다. 숨이 살아있는 구장에서 쓰기 좋다.

 - 풋살용/TF: 숨이 죽은 인조잔디나 실내 체육관 수업용. 스터드가 낮고 조밀해서 운동화 신은 정도로 착화감이 좋다.

 

 

 

봄이 한창이니 아이들에게 축구를 시켜 봄직하다.

 

남자아이는 3가지만 잘하면 기본은 된다.

 

배려심, 영어 그리고 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