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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생활

서울시립미술관 "SeMA 2008 - 미술을 바라보는 네 가지 방식"

by 상암의 왕 2008. 5. 5.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놈이 남대문을 모른다고..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일민미술관, 리움미술관, 성곡미술관 등은 다녀봤지만

 

 서울시립미술관은 늘 덕수궁미술관 뒷전이었는데....

 

 

 

 

 

 그러다가... 오늘 생애 처음으로 가게 된 서울시립 미술관.

 

 현재 부르델 특별전시전으로 1층은 따로 입장료를 받지만, 상설전시는 700원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지난 총선 투표후 받은 우대권이 있으므로 더욱 좋지 아니한가.

 

 

 

 

 현재 상설 전시관인 2층 3층에는 "SeMA 2008 - 미술을 바라보는 네 가지 방식" 이라는 주제로 젊은 신진작가들의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실 미술에 큰 조예는 없어서 평론까지는 불가하지만... 그래도 꽤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어 소개를 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3층의 "물로 쓴 슬로건" 섹션의 작가, 작품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특히 이준용 작가의 "행복한 눈물", 오재우 작가의 "물로 쓴 슬로건", 박종호 작가의 "돼지" 연작, 정윤석 작가의 "우리나라에도 백악관"을 추천한다.


 이준용의 "행복한 눈물"은 우리가 최근 익히 들어온 바로 그 삼성비자금으로 사들였다는 바로 그 "행복한 눈물" 이다. 단지 재료가 곰팡이라는 점이 다를 뿐. 일견 굉장히 파격적인 재료선택이 아닐까 하지만, 미술계의 현재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부정한 돈으로 사들여진 미술품들이 마치 자본이라는 양분 속에 기생하고 있는 곰팡이와 같다는 느낌을 주고 굉장히 유쾌했다.


 오재우 작가의 "물로 쓴 슬로건"은 영상작품인데 내게 주제를 아주 선명하게 각인한 작품이다. 물은 증발하여 없어지는 것처럼 시대의 아픔에 관심을 갖지 않고 개인주의적이 되어버린 젊은 층을 풍자한 작품인데 꼭 볼 만 하다는 생각이다.

 

 박종호 작가의 "돼지" 연작은 불편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자기 경멸, 무력감에서부터의 묘한 저항감을 느끼게 하는 느낌을 주는데 특히 잠든 돼지들 무리 속 홀로 눈을 뜨고 이쪽을 바라보는 돼지의 눈빛은.... 아직도 오롯하게 충격을 준다.


 정윤석 작가의 "우리나라에도 백악관"이란 영상작품 또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에 아직도 만연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의 식민주의적 의식을 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정체성 또한 건드리고 있다. "백악관" 이란 상호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점포가 나이트클럽, 부동산, 노래방, 예식장, 중국집 등이란 점도 상당히 희화적이다.

 

 

 

 

 

화창한 봄날, 젊은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